전북 연고 박용진 마저 경선 탈락…민심 '씁쓸'
전북 연고 박용진 마저 경선 탈락…민심 '씁쓸'
  • 고주영
  • 승인 2024.03.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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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북 연고 의원 줄줄이 탈락…홍영표 등 중진 의원 손실 커
박용진 '찍어내기' 희생 여론 성행…"분열·갈등 정리하고 승리하자"
박용진 의원(강북을)이 18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선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후보자 선정 공천 작업에서 전북 연고 국회의원들의 대거 탈락에 이어 기대를 모았던 박용진 의원 마저 고배를 마셔 안타까움을 배가시켰다.

전북 현안 해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도권 중심의 전북 연고 의원들의 탈락은 그야말로 커다란 손실이다. 공천 탈락을 접하는 재경 및 도내 도민들은 '씁쓸'해하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여러 어려운 전북자치도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도움을 줄 우군인 전북 연고 중진급 의원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그 손실은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자산이 날아갔다는 걱정의 평이 주류를 이뤘다.

앞서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고창 출신인 홍영표 의원은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했다. 전주 출신인 윤영찬, 고창 강병원 의원은 최종 경선에서 패했다. 군산 출신인 양기대 의원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국민의힘에선 전북 발전을 위한 현안 해결과 예산 확보 등 여당의 힘이 절실한 상황에서 김제 출신인 이종성 의원의 불출마, 한층 기대감을 높였던 익산 출신의 조수진 의원이 경선에서 패했다.

특히, 민주당 전북 연고 대표주자로 촉망받던 장수 출신의 박용진 의원이 19일 하위 10%가 발목 잡혀 경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국민 일각에선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규칙을 적용해 사실상 '찍어내기' 수순에 희생됐다는 여론이 성행하고 있다.

사실 강북을은 정봉주 전 의원이 박 의원과 결선에서 승리하며 공천권을 따낸 곳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과거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사과 논란이 더해지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경선 차점자인 자신이 공천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과정 자체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재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어 민주당은 강북을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후보자 재공모를 통해 박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가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투표는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비율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박 의원은 재경선에서 30% 감산을 적용받는 것이 당헌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북을 경선에 전국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하는 절차를 문제 삼았다. 다만 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조 변호사는 여성 신인에게 주어지는 가점 25%를 받있다. 반면 박 의원은 득표수의 30% 감산이 적용됐다. 따라서 박 의원이 조 변호사를 이기기 위해선 최소 55% 격차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선 결과 박 의원은 이 장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에 박 의원은 19일 입장을 내어 공천 과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면서도 통합 요구 등 승복하는 자세를 취하고 모습을 보였지만 '비명횡사' 등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입장에서 "오늘 영화 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며 "패배가 뻔한 경선, 결론이 정해진 경선임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지난 한 달 동안 몸부림의 흔적이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없어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석이 되기를 바라고 우리 정치와 민주당이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기 위해서 이번 과정이 중요한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한 달 박용진에게 벌어진 '트루먼 쇼'같은 이 드라마의 결론이 오늘이 최종회가 아니라 보다 정의로운 내일이었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그는 "분열과 갈등은 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승리를 향한 에너지를 한데 모으자"며 "여러분들에게 약속드린 1%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전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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