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겨울 악몽… 춥지 않으면 미세먼지 많다
끝나지 않은 겨울 악몽… 춥지 않으면 미세먼지 많다
  • 김도우
  • 승인 2019.01.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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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저감조치 9건 중 5건이 평년기온 웃돈 1월 중순에 발령

겨울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겨울도 춥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많을 듯 해서다. 전북지역은 지난주에 이어 13일·14일 전북지역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시된데 이어 15일에도 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전주 익산 군산 등 전북 전 지역에서 오전 6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28번이나 된다.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전북지역 농도가 전주 75㎍/㎥, 익산 70㎍/㎥, 군산 81㎍/㎥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이들 지역에서 초미세 먼지 농도가 50㎍/㎥를 넘겼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4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 먼지(PM2.5)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도 초미세 먼지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된다. 이날 전북지역은 총 10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2019년 1월 시작으로 날씨가 좀 좋다 싶으면 어김없이 전북 하늘을 미세먼지가 뒤덮었다. 20일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주 14개 시·군 전체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2시간 이상 권역별 농도가 75㎍/㎥를 웃돌 때 발령된다. 연구원은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국외에서 유입한 미세먼지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북은 미세먼지 여파로 잿빛 하늘이 됐고, 거리에 나선 시민에게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직장인 강모씨(33)는 “잘 착용하지 않는 마스크를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샀다”며 “하늘을 보면 마스크 없이는 밖에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도 시민은 외출을 피해 실내로 대피하는 모습이었다. 박모씨(37)는 “외출이 꺼려져 점심을 회사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며 “풀린 날씨에 주변 산책 대신 동료와 카페에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천식과 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정신질환까지 동반할 수 있다며 노출 최소화를 당부했다.

안진섭 진피부비뇨기과 원장은 “미세먼지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특히 초미세먼지는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져 위험하다”며 “심할 경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외출 시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원장은 “초미세먼지가 폐·혈관에 침투해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최근엔 뇌에 영향르 주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연구가 지속될수록 초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중순부터 다시 시작되는 미세 먼지

작년 겨울 첫 전북지역 미세먼지 나쁨이 나온 것은 1월13일 이었다. 이후 17일, 18일에도 연달아 저감조치가 시행됐다.

2017년 2월 비상저감조치 제도가 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총 9번 발령됐는데 1월 중순(10~20일)에 발령된 경우가 5건으로 절반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미세 먼지는 11월 중부터 오기 시작하지만 고농도 미세 먼지가 집중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1월 중순 이후가 많았던 것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전주일보와 통화에서 “보통 1월쯤부터 미세 먼지가 나쁜 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3월에 황사가 오면서 정점을 찍는다”며 “20일 이후 미세 먼지가 조금 나아질 전망이지만, 그 뒤에도 당분간 고농도 미세 먼지가 나타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날을 분석하면 평소보다 따뜻한 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지난해 1월15일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날 전주의 아침 최저기온은 3.9도로 평년 기온(영하 5.9도)보다 9.8도나 높았다. 나머지 날들도 평년보다 2.7~8도까지 높았다.

겨울철 기온이 올라가면 미세 먼지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겨울에 날씨가 춥지 않으면 100% 미세 먼지가 심한 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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