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고산고등학교, 개성·특색 살려 학생 얼굴 웃음꽃 활짝
완주 고산고등학교, 개성·특색 살려 학생 얼굴 웃음꽃 활짝
  • 고병권
  • 승인 2018.12.16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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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초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 지정 입시 위주 획일 교육 탈피

-.일반학교 대비 보통교과 절반 수준, 자율.창의적 체험활동 대폭 확대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실의 풍경은 어떨까?

아마 모든 학생들이 ‘입시지옥’이라는 말처럼 힘든 표정으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고등학교 교실의 흔한 풍경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하는 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실습하는 학교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바로 전북 최초로 운영되는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로 전교생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완주군 고산고등학교다.

우리나라 일반계 고등학교(인문계)는 보통교과(180)와 창작(24)으로 204단위를 운영되지만 고산고등학교는 보통교과(97)와 학교자율과정(83), 창의적 체험활동(24) 등 204단위를 운영한다.

그래서 고산고등학교는 입시 위주 학교가 아닌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하는 것이다.

실제 고산고등학교는 학교자율과정을 83단위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학사 일정이 꾸며져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있다.

대안학교 특성화 교과는 인턴십과 통합기행, 뮤지컬작품 제작 실습, 노작과 자연, 삶과 표현, 문화예술체험 등 다채롭게 편성됐다.

학교특색사업으로는 글로벌 직업교육 특화학교 운영과 해외 이동 프로젝트 학습, 뮤지컬을 통한 나를 발견하기 등을 운영한다.

▲ 독일 직업교육 탐방

특히 글로벌 직업교육은 완주군의 지원을 받아 졸업 후 독일의 직업교육기관에 입학하는 이원교육제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원교육제도는 직업훈련학교와 기업에서의 기술교육을 병행하는 제도로 3년 6개월 정도의 과정을 이수하면 직업학교 졸업과 기능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해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고산고등학교 학생 중 희망자를 모집해 독일어 수업을 진행했으며 이들 중 6명의 학생들이 독일의 직업학교와 기업체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고산고등학교 관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직업교육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취업의 기회도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통합기행

또 최근에는 지역생태탐방 이동학습 ‘만경강 물줄기 따라’를 통해 만경강 발원지를 따라가면서 새만금까지 3박 4일 동안 통학기행을 실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어와 사회, 과학 수업과 연계해 만경강 줄기에 얽힌 설화, 주변의 사회상, 역사, 삶의 모습, 주변의 생태를 학습하고 발표했다.

여기다 LTI 프로젝트 학습운영과 발상과 표현도 운영하고 있다.

LTI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이 지역 어른들을 멘토로 정하고 삶을 배우는 과정이다.

발상과 표현은 학생들이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소규모로 학급을 편성해 교내 작업장 및 지역사회 업체에서 컴퓨터, 제과제빵, 이미용 등 7개 과목을 선정해 실습교육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다양한 부서를 조직해 바리스타, 제과제빵, 목공, 색소폰, 록밴드, 탁구, 농구, 책벌레, 홈패션, 드론부, 수화부 등 19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 금속공예

이처럼 고산고등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수업을 편성해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학교에서 배우면서 학교생활을 만족해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꿈이 아닌 본인들의 꿈과 생각을 직접 배우면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장경덕 고산고등학교장은 “우리 아이들이 잘하는 것,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것 등을 찾아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아이들 역시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만족해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매뉴얼 의존 않고 실패 두려워 않는 학생 키울 것”

▲ 장경덕 완주 고산고등학교장

- 장경덕 완주 고산고등학교장 인터뷰

"만일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집이 불태워지고 재산을 빼앗겼을 때,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달아나야 하는가?"

유대인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반드시 물어보는 수수께끼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대부분 '돈을 가지고'라든가,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달아난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럴때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가지고 가는 것은 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지성(지혜)'라고 가르쳐줍니다.

지성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으며, 자기가 목숨을 잃지 않는 한,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돈이나 보석보다 지성(지혜)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커갔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단순히 공부만을 가르키는 곳이 아니라, 지성을 소중히 여기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소질과 특기를 개발해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주 고산고등학교에서 만난 장경덕 교장의 말이다.

이 말처럼 장경덕 교장은 입시 위주가 아닌 학생들이 하고 싶고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학교에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고등학교에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첫 목표겠지만 장경덕 교장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힘이 되는 교육을 하고 싶어 한다.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은 수능시험이 끝나면 모두 잊어버리는 만큼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이 평생 살 수 있는 힘이 되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 장경덕 교장의 철학이다.

장경덕 교장은 “모든 고등학교들이 입시 위주로 좋은 대학 보내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지만 결국 수능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래서 획일적인 입시교육에 회의를 느꼈다”며 “아이들이 하고 싶은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입시 전재로 하지 않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학생들 역시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장경덕 교장은 “교실이 무너졌다면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팽배해질 때마다 교육자로서 정말 자괴감을 느끼곤 했다”며 “이미 시대는 알파고,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교실에서는 변함없이 입시 위주, 수능 대비, 문제 풀이식, 경쟁교육만 하고 있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경덕 교장은 “1990년대 기존의 학교 체제에 대한 대안적 길을 학교 밖에서 찾고자 하는 분들에 의해 대안학교가 탄생했다. 또 20년이 흐른 뒤 대안학교의 성공적 모델을 공교육 체제 안으로 끌어안으려는 노력들이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생겨났다”며 “불신 받는 공교육의 교육 방식을 대안적 방식으로 혁신하기 위한 고민들이 공립형 대안학교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고산고등학교는 대안학교 신설이 아닌 기존의 일반계 고등학교의 대안학교로의 전환 첫 번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경덕 교장은 “솔직히 두려운 마음이다. 대안교육의 전문가 한 사람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과연 새로운 공교육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며 “그러나 한 번만 깊게 고민해본다면 교육의 본질에 대해 깊게 성찰해본다면 가능하다고 믿는다. 결국 우리의 관심은 아이들의 행복이다. 지금의 행복이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다”고 고산고등학교가 갈 방향을 정의했다.

이와 함께 장경덕 교장은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라고 다그치지 않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통해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면서 자신의 꿈을 설계 해나갈 수 있는 교육과정, 학교에서의 배움이 내 삶의 힘으로 작동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고산고등학교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멋진 포부를 밝혔다./고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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