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보수의 몽니를 경계한다.
일본과 보수의 몽니를 경계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8.04.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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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지난 17~18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다. 가장 다급한 문제는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일본은 아예 무시되어 ‘재팬 패싱’이라는 답답한 상황에 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트럼프에게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 면제 혜택을 얻어 보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국내에서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이라는 사학스캔들 재 점화로 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반전을 꾀했으나 오히려 내우외환을 심화시켰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에게 알랑거리며 은근히 한국을 비하하는 노력을 기울여 트럼프의 입에서 ‘문 대통령이 회담을 구걸한다.’는 말이 나오게 했다고 일본의 후지 TV가 일본 국내 방송에서 흘렸다. 그에 대해 정확한 멘트가 없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청와대는 문구해석을 잘못한 보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무튼 이번 한반도 문제는 문 대통령이 끊임없이 북한을 끌어들인 것이 효력을 발휘했고, 일본은 은근히 한반도 문제가 꼬여가기를 바랐던 것이 급진전하자 당황한 듯하다.

아사히신문은 이틀간 트럼프를 만났으나, 일본인 북한 납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만 받아들여서 한반도 문제에서 숟가락만 겨우 얹게 된 아베 총리로서는 향후 대북 정책의 방향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트럼프틑 꼬드겼다. 일본과 한국에 대량살상 미사일을 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것을 북미회담에서 트럼프가 주장해서는 회담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해온 것은 ICBM과 핵 폐기이다. 일본의 주장처럼 중·단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하려면 한국이나 일본 중국도 모두 폐기하는 군축회의가 열려야 한다. 말하자면 생떼 주장을 의제로 넣어 회담을 망치고 싶은 심보로 트럼프에게 강하게 나가라고 불을 지핀 것이다.

아베의 현재 지지도나 상황에서는 제발 북미 회담이 깨지고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고조되는 일이다. 그래야 그의 간절한 소망대로 전쟁을 벌일 수 있는 국가로 개헌하고 지난번 총선에서 북한의 미사일 덕분에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했던 약발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에서 보듯, 일본은 전쟁에서 저지른 잘못을 악착같이 사과하지 않으며 언제든 한반도 침략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한편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결정서에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아울러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 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올해 들어 도발을 중단하고 전격적인 국면 전환에 나선 북한이 취한 첫 구체적인 조치로, 비핵화를 향한 첫 단추인 핵 동결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북한의 자발적이자 선제 조치로 '한반도의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 유럽 둥 세계 각국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일본 방위상은 핵 폐기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지켜보아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한다. 정작 가장 환영해야할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당과 바미당은 ‘북한이 경제제재를 풀기위한 일시적인 속임수에 불과하다. 고 평가했다. 일본이나 보수 야당이나 북한이 말썽을 부려야 정권을 유지하거나 잡아보는 꿈이라도 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용으로 남북회담을 만들어냈다고 폄하하던 데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으니 한심하다. 휴전에서 종전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진전되어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북한에서 조달하고 남북교류를 통해 대륙으로 이어지는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우리가 산다.

일본은 트럼프를 만나 한국과 멕시코 EU등 동맹국들의 알루미늄 철강관세부과 철회요청을 했으나 면전에서 거절당했고, TPP에 돌아오라는 요청도 일언지하에 거절하여 면박을 당했다고 한다. 이미 일본에서 형편없는 지지도를 안고 미국을 이용하여 만회를 노리는 아베의 장난을 트럼프도 달가워하지 않은 듯하다.

북한이 일단 핵동결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27일 열리는 문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회담에서 발표할 새로운 합의나 발전 가능한 결과를 내놓아 국제사회가 박수를 칠 수 있도록 따로 내놓을 것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회담에서 합의 내지는 발표할 일을 미리 내놓고 회담을 심심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이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가 풀려도 자체의 능력으로 금세 경제를 호전시킬 여력이 없어 보인다. 우선 식량이 부족하여 아사자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있을 만큼 경제사정이 어렵다. 가장 가까운 우리가 남아도는 식량을 지원하고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경협도 절실히 필요하므로 4.27. 회담에서는 더욱 실질적인 양보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것이다.

어서 회담이 열려서 멋진 결과가 나와, 일본과 보수 세력들의 벌레 씹은 표정을 보고 싶다.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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