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싸움에 쌍코피 터질까 겁난다
애들 싸움에 쌍코피 터질까 겁난다
  • 김규원
  • 승인 2017.09.2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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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 / 편집고문

지난 23일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의 유해가 수습되어 미수습자들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항을 떠났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유해를 안치하고 서울시청의 다목적 홀에서 어제까지 이별식을 가졌다고 한다. 그 의미는 이 사회가 저지른 잘못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사죄이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낙연 총리는 이별식장에서 “세월호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진 빚입니다.”라고 말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날 꽃봉오리들을 수장시킨 그 빚을 우리는 오래도록 아파하고 다짐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이나마 갚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무리한 욕심에 아까운 학생들을 희생되었던 일처럼, 강대국의 개념 없는 탁상논의로 남북이 분단되어 70여년을 보내고 있는 우리 한민족 한반도의 아픔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로 일제의 압제를 벗어나는 순간에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가 나라를 두 동강내었다. 그리고 소련이 반도의 절반을 밟고 있는 미군의 군화를 털어버리려고 김일성을 사주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우리민족은 수백만 명이 죽고 헤어지는 고통을 겪었다.

그로인하여 남쪽은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에 신세를 졌고, 67년간 우리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일조차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차 대전 때 쓰던 소총과 박격포, 전차를 사들였고 그들이 정해주는 무기만 쓸 수 있었다. 그들의 필요에 따라 주둔하는 미군에게 공짜로 노른자 땅을 내주고, 주둔비용을 물고 있다.

미군은 점령지의 주둔군이다. 소파(SOFA)라는 특수한 법을 만들어 점령군이 저지르는 웬만한 행패는 감수하며 살았다. 그들은 우리를 점령지의 미개한 원주민 정도로 대했다. 우리 군의 미사일도 미국이 도달거리와 탄두의 무게까지 한계를 정하여 제한했다. 적이 쳐들어와도 우리는 작전권이 없어 군대를 움직일 수 없다. 대통령의 국군통수권도 전시에 쓸 수 없으니, 사실 우리 대통령은 행정 수반에 불과한 셈이다.

그래도 항상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미국에 감사해야 하고,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가장 먼저 미국에 달려가 대국의 두목에게 신고식을 해야 했다. 그때마다 미국은 새 대통령을 인준(?)한 대가로 통상이나 무기판매 등의 이익을 챙겼다. 특히 쿠데타 등 불법으로 권력을 잡은 자들은 뭔가 미국이 좋아할만한 진상거리를 마련해 가야 했다.

그렇게 대한민국이 미국의 인큐베이터에 있는 동안에 우리의 약점을 파악한 북한은 남몰래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국제기구에 들통이 나자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여 핵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들의 핵개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미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방관하다시피 하다가 이제야 열을 올리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다.

처음에 북한이 핵개발을 하는 단계에서 미국은 적극적으로 진행을 막았어야 했다. 무기류의 개발은 항상 보다 높은 성능을 지향하게 되어있으므로.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핵개발 경험이 있는 이웃을 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기 때문에 서둘러 막았어야 옳다.

아마도 처음에는 ‘제까짓 게 초보수준에 머물겠지.’하고 깔보았을지 모른다. 아울러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도 미국에 위협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핵을 가짐으로서 한국과 일본이 긴장하여 미국의 무기를 많이 사게 되고, 미국에 적극 매달리게 된다는 점도 충분히 생각했을 수 있다. 예상대로 무기도 많이 팔고 일본과 한국은 간이라도 빼어달라면 주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북한의 핵개발은 빠른 진도를 보여 어느덧 수소탄을 실험하고, 핵폭탄의 소형화와 미국까지 갈 수 있는 ICBM까지 수준을 높였다. 거기다 어린 김정은이 권력을 잡아 철따구니 없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과 세계가 불안해졌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게임이라도 하듯이 쏘아버릴 수도 있다는 염려가 덜미를 잡은 것이다.

장사꾼인 트럼프는 선거기간에 북한과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 유화적인 몸짓을 보였다.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되고나서 보니 김정은과 그를 코치하는 북한의 여우들이 도대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의 허를 찌르는 핵실험과 ICBM발사 등을 계속하며 ‘할 테면 해보자’하고 덤벼들고 있다. 가진 것도 없고 악만 남은 동네 깡패가 권총을 들고 설치면 아무리 싸움을 잘하는 싸움꾼도 섣불리 덤비지 못한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서로 극단적인 단어를 총동원하여 말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핵무기라는 골치 아픈 존재가 있으니 서로 한 주먹 내지르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23일 죽음의 백조라는 B-1B 폭격기가 휴전이후 가장 북쪽 지점까지 날며 위협을 했지만, 북한은 그날 유엔총회에서 욕이라는 욕은 다 동원하여 트럼프를 비난하고 약을 올렸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마치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싸우는 것 같다. 아무도 그들을 말릴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쉽게 주먹이 나올 싸움은 아니지만, 싸우는 둘 다 괴상한 성벽을 가진 인물들이니 은근히 걱정이다. 아이들 말싸움 곁에 있다가 우리만 쌍코피 터지지 않아야 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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