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검찰 출석 "국민께 송구"…4당 "반성 기미 없어"
박 前대통령 검찰 출석 "국민께 송구"…4당 "반성 기미 없어"
  • 고주영
  • 승인 2017.03.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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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등 13개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최순실과 대부분 공모…시험대 오른 검찰, 어떤 결단 내릴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전두환·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4번째 검찰 출석이다. 관심을 모았던 포토라인 앞 '대국민 메시지'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오전 9시 24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탄핵된 후 12일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온 지 9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조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오전 9시35분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1001호 조사실에서 시작됐다. 먼저 한웅재 형사8부 부장검사가 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조사에 나섰고, 이원석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받아 조사를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그간 제기되어온 '최순실게이트' 의혹 전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433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가 될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쟁점으로 꼽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11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1기 검찰 특수본은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등 8개 범죄사실에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여기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총 5개의 뇌물죄를 적용한 뒤 수사를 검찰에 넘겼다. 이에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를 통해 직권남용과 뇌물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앞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요 혐의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다. 뇌물을 건넨 이는 구속됐는데, 뇌물을 받은 이에 대해 구속영장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의 형평성 측면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정치적 부담감을 무릅쓰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는 이제 검찰의 결정만 남은 상태인 만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이날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이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일제히 유감을 나타낸 반면 자유한국당은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면서 "오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해서, 역사적인 법정에 설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현직 대통령이란 자체가 이미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이다"며 "검찰은 법과 원칙에 입각해 충실한 수사가 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역대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알고있는 모든 것을 검찰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는 국가적 비극"이라며 "개헌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도 국가적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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