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급증하는 치질
추운 날씨에 급증하는 치질
  • 전주일보
  • 승인 2016.12.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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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배 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장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 그리고 치질이 급증하고 있다. 치질은 찬바람이 부는 10월 말부터 늘기 시작해 추운 겨울이면 20~30% 정도 증가한다. 치질은 방치할 경우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데다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은 항문 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극과 과도한 힘이 가해지는 상황에 의해 발생하는데, 주로 과도한 음주나 잘못된 식습관, 변비나 설사, 잘못된 배변습관에 의해 생기게 된다.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나뉘며 이 중 겨울에 특히 심해지는 것이 ‘치핵’이다. 전체 치질의 60~70%를 차지하는 치핵은 주로 항문 바로 위 조직인 항문쿠션조직에서 발생한다. 항문쿠션조직은 배변 시 대변 덩어리에 의해 밖으로 밀려나오고 배변이 끝나면 다시 항문관 안으로 들어가 대변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항문쿠션조직 중 늘어지고 튀어나온 일부가 항문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노출된 상태가 치핵이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는 모세혈관이 수축해 혈액 순환이 둔해지는 데다, 바깥 활동량이 줄고 다른 계절에 비해 목욕 횟수도 줄기 때문에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치질이 더 심해지게 된다.

치핵은 특히 노인들에게 잘 발생한다. 그 이유는 치핵도 혈관질환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고혈압, 뇌혈관질환, 협심증 등 혈관질환이 잘 생긴다. 치핵 역시 항문의 혈관이 약해져 늘어나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따라서 치핵은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쉬운 노인층에서 더욱 조심해야한다. 치질의 대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배변 시 선혈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핵이 진행할수록 항문의 치핵 조직

이 밖으로 빠져나와 만져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와 있다.

대개 통증은 없으나 치질의 혈전이나 부종으로 인해 항문이 빠지는 듯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외, 가렵거나 점액성 분비물을 보이기도 한다.

치질이라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치질은 진단 당시의 환자 증상이나 항문쿠션조직의 탈출 정도에 따라 앞으로의 호전 가능성을 보고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초기인 1~2도는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물요법이나 식이요법, 좌욕 등으로 치료하고, 2~3도는 치핵을 고리 모양의 고무로 묶는 고무밴드결찰술이나 혈관 주위에 열을 통해 섬유화를 유도하는 적외선 응고법, 레이저 등으로 치료한다.

특별히 치료를 하지 않고 놔둔다고 해서 암이 되거나 하는 질환은 아니므로 수술적 치료는 급성 혈전성 치핵에 걸렸거나, 통증이 심한 환자 등에 시행한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치질도 예방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배변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삼가며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치질을 막는 길이다. 다음은 생활 속에서 치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변비를 막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서 물 두 컵을 마시고, 사과 한 개를 먹는다. 주스는 사과주스나 포도주스가 효과가 있으며 잦은 설사가 있는 사람은 커피, 우유, 사과, 돼지고기, 닭고기, 기름진 음식, 찬 음식, 생야채는 피한다.

치질은 항문의 지나친 압력에 의해 악화된다. 장시간 앉거나 선 채로 일을 하면 항문울혈을 가중시켜 치핵의 원인이 된다. 도중에 일어나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허리나 엉덩이 부분이 차면 항문 혈액순환이 좋지 않으므로 찬 곳에 앉지 말고 방석을 활용하도록 한다.

특히 내치핵이 있는 경우 휴지로 항문을 닦지 말고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 씻을 때는 비누나 소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술은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치핵의 출혈을 조장한다. 고춧가루, 생강, 겨자 등은 소화되지 않고 배변 시 항문 주위를 자극하여 울혈,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매일 따뜻한 탕에 들어가면 항문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청결하게 되므로 최고의 예방법이 된다. 항문이 지저분하면 가렵거나 불쾌해지며 이로 인해 항문주위염, 항문소양증 등 항문병이 생기기 쉽다. 박상배 과장은 “항문을 청결히 유지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하루 3~4회 항문을 38~40℃ 정도의 따뜻한 물에 5분간 좌욕 해주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박상배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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