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 포기, 책임질 사람 나서라
삼성 투자 포기, 책임질 사람 나서라
  • 전주일보
  • 승인 2016.10.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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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새만금 양해각서(MOU) 투자 백지화’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지난 2011년 MOU체결 당시부터 지리하게 이어져온 논란이 '세드 무비'로 종결됐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전북 국회의원들과 만나 삼성 사장단은  “MOU 체결 이후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광이 전 세계적으로 붐이 꺼졌다. 사업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새만금 투자 무산과 관련, 전북도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입장에선 이를 구체적으로 대체할 아이템을 약속할 수 없지만 다음에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상이 생기면 최우선적으로 새만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전북도와 새만금투자에 대한 MOU를 체결한 날은 지난 2011년 4월 27일이었다.

전북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된 토지주택공사, 즉 LH공사 본사유치를 두고 경남 진주와 막바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시기였다. LH 본사가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된 것은 2011년 5월 13일이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LH본사 이전에 관한 정부안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보고했다.

당시 전북은 LH본사 유치를 위해 김완주 지사가 "LH본사를 껴안고 죽을지언정 결코 내놓지 않겠다"는 결언한 의지를 표출하고 범도민 비상시국선포식을 열고 국회 앞에서 삭발식을 여는 등 대정부 투쟁을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갑자기 국무총리실과 함께 삼성의 새만금 투자 MOU를 발표하면서 도내 전역을 도배했던 LH본사 유치 현수막을 '세계 초일류 삼성 드디어 전북에 온다'로 바꿔서 도배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새만금 투자는 당시 김완주 지사는 물론 삼성출신인 김재명 정무부지사 등이 적극 나서서 만들어낸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김 전 정무부지사는 당시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경영진에서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1년 6개월 전이었으며 새만금이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수요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최단거리에 있는 만큼 지리적 환경도 삼성의 투자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전북의 이런 태도는 LH본사 유치 실패를 염두에 둔 출구전략으로 고도의 물타기가 아니냐는 논란을 자초했다.
또 김 전 지사 임기 내내 논란만 거듭했다.

이후 민선6기가 출범하고 20대 국회가 구성되면서 5년여동안 답보상태를 이어온 삼성의 새만금 투자 문제가 제기되었고 결국 투자포기라는 세드 무비로 마무리됐다. 더욱이 이 모든 과정을 제대로 밝혀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던 지역정치권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그저 투자포기를 공식화하는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주면서 면죄부만 주고 말았다.

지난 5년동안 실체적 진실에 대한 규명이나 설명없이 지레 겁먹고 감추기만 급급했던 전북도정과 여소야대 국회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진실 조차 알아내지 못한 전북정치권을 바라보는 도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민의 희망은 한편의 세드무비로 끝났다.

이에 이번 영화의 주연과 조연은 물론 감독 등 책임질 사람은 모두 정정당당하게 나서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진상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우매한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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