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 요동... 일당독주 '아! 옛날이여'
호남민심 요동... 일당독주 '아! 옛날이여'
  • 김주형
  • 승인 2016.09.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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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총선서 국민의당 파란... 20대 대선 앞두고 민심 '오리무중'

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1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북 등 호남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견고한 일당독주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남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전북 등 호남민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3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옛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일당독주가 시작된 것은 평민당의 황색돌풍이 몰아친 지난 13대 총선에서다. 평민당은 1988년 4월 26일에 실시된 총선에서 전북지역 14개 의석을 모두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당시 집권여당인 민정당이 전체의석의 42%에 해당하는 125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헌정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또 이때부터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은 1992년에 실시된 제14대 총선에서도 14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했다. 3당 합당으로 탄생된 민자당은 당시 양창식(남원), 황인성(무주) 의원 등 2석을 건졌을 뿐이다.

이어 1996년 4월 11일에 실시된 제15대 총선에서는 옛 민주당 출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창당한 국민회의가 14석 가운데 13석을 차지했으며 여당인 신한국당은 강현욱 의원이 군산을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2000년 4월에 실시된 제16대 총선에서는 '국민의 정부' 탄생과 함께 여당으로 변모한 민주당이 10석 가운데 9석을 차지했는데, 무소속으로 당선된 남원의 이강래 의원이 곧바로 입당하면서 일당독주가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서 실시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탄핵바람이 불면서 열린우리당이 11석을 모두 석권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이무영, 유성엽 의원이 전주완산갑과 정읍 선거구에서 각각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나머지 9석을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또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남원·순창 지역구에서 강동원 후보가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사상 최초로 도내 선거구에서 진보정당 출신 의원이 탄생했지만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으며, 정읍 선거구의 유성엽 의원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후 민주당에 입당해 11명의 지역구 의원 모두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견고한 일당독주를 이어갔다.

민주당이 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일당독주를 이어가는 동안 새누리당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영남지역에서 일당독주를 이어갔다.

이처럼 지역구도가 뿌리 깊게 한국정치사에 자리 잡으면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일당독주가 무너진 선거가 지난 4월 13일에 실시된 제20대 총선이다. 애초 20대 총선은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야권이 분열,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 여당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 발동과 일당독주에 대한 피로감, 위기감이 나타나면서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1996년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출현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선전하며 제1당으로 올라섰고 국민의당은 호남에서‘녹색 바람’을 일으키며 정당득표율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20대 총선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전북에서는 국민의당이 '녹색바람'을 일으켜 10개 지역구 중 7개 의석을 차지했다. 더민주가 2석, 새누리당이 1석을 각각 얻었을 뿐이다.

이번 20대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 깊게 뿌리내린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적진에서 여야 후보가 연이어 생존한 것은 물론 정당득표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두며 지역주의 해소의 전환점이 됐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특정 지역구가 아니라 영호남 모두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지역 패권주의가 무너지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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