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로 전북경찰 위상 회복해야
환골탈태로 전북경찰 위상 회복해야
  • 전주일보
  • 승인 2016.09.21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또 이러한 비위는 언제까지 반복될 것인가.” 전북경찰을 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차갑고도 복잡하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황당한 사건도 그렇지만 범행유형을 보면 마치 비리종합세트를 마주한 느낌이다.

전북경찰의 일탈행위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이번에는 1급 경찰서의 한 행정직원이 계약업체 사장에게 술값 대납을 요구하고 공금까지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치안 수사경찰에 이어 행정직원까지 갑질을 일삼았으니 경찰의 온갖 비위에 화룡점정(?)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가뜩이나 땅에 떨어진 경찰위상이 말이 아니다.

오늘 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주덕진경찰서 소속 일반직 8급 직원인 최 모씨(45)는 이 경찰서 설비유지보수업체 대표인 A씨에게 SNS를 통해 술값 대납을 요구했다고 한다. 게다가 직원회 식비 명목으로 85만원을 빌린 후 이런저런 이유로 갚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해서 그랬는지, 도덕불감증인지 도통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2년 전 일이라 하지만 8급 행정직의 만용이 이 정도였으니 경찰의 그간 위세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전북경찰의 비위행위는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완산경찰서 소속 A경위(48)가 고교동창의 음주 교통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고처리를 잘 해주겠다며 수백만원을 요구한 범행이 드러나 경찰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또 같은 경찰서 소속 B경위(55)는 택시에서 내리는 30대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달아나는 이해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는가 하면, 진안경찰서 소속 C경위도 마트에서 여대생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하나같이 경찰의 행동이라 믿기 어려운 낯 뜨거운 범행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올 들어 7월까지 도내 경찰 18명이 각종 비위행위로 감찰에 적발돼 3명이 파면 당하는 등 중징계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실종도 그렇지만 문제는 수뇌부의 강도 높은 지시가 하부조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김재원 전북청장이 지난 7월 도내 15개 경찰서장을 소집한 가운데 ‘지휘부 회의’를 열고 특별부 무점검을 통해 전방위적 감사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특별히 기강확립을 주문 받지 않아도 공직자로서 멸사봉공해야할 경찰조직에서 시중 잡범만도 못한 일탈이 하루가 멀다 하고터져 나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경찰은 특히 국가비상사태나 사회 소요, 긴박한 민생현안이 발생했을 때 상명하복의 조직력으로 대처해야하는데, 지금과 같은 정신상태로 소 임을 다할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란 자랑스런 이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봉직마인드와 위민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고 ‘국민은 내 가족’이란 마음으로 감동치안을 실현할 것을 주문한다.

도민들 또한 최근 몇몇 사례로 경찰을 희화화하지 말고 공권력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감시와 격려를 함께 보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경찰력이야말로 서민생활 안정의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파수꾼이 제 힘을 쓰지 못할 때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